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노잉, 당신은 이미 미래를 알고 있었다

 

 

성공한 사람들은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아니라, 마치 자신이 이미 성공한 모습을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를 '노잉(Knowing)'이라 부르며,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들어 이를 설명한다. 당신은 자신의 미래를 이미 '알고 있다' 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정말 그것만으로 성공이 보장될 수 있을까?

 

 

테이블 위에 놓인 '노잉' 책
당신이 이들과 다른 점은 딱 하나다.

 

 

'노잉'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릴 때부터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자랐다. 많은 자기 계발서에서 이를 강조하며, 스포츠 스타나 유명 소설가, 가수들의 성공 사례를 인용해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와는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그는 성공한 사람들이 처음부터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한 것이 아니라, 이미 자신이 세계적인 스타가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이러한 사례를 다수 제시한다.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어느 날 야구 경기를 보다가 문득 야구공이 경쾌한 소리를 내며 하늘로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밑도 끝도 없이 '나도 소설을 쓸 수 있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했다. 그는 이를 계기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결국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가 되었다. 마치 이미 자신이 세계적인 소설가가 될 운명이 정해져 있던 것처럼 느껴졌다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모차르트의 악보에는 수정한 흔적이 전혀 없다고 한다. 이미 존재하는 멜로디를 악보에 옯겨놓은거처럼. 이탈리아가 낳은 위대한 조각가인 미켈란젤로는 '대리석 안에는 이미 조각이 숨어있다. 조각가는 그것을 발견할 뿐이다'라는 말을 했다. J.K. 롤링은 기차를 타던 중 어떤 이야기가 머릿속에 떠올랐고, 그것을 단숨에 정리해 나갔다. 그것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해리포터 시리즈의 탄생이다. 이밖에도 수많은 명작들 중 모두들 어딘가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작품들을 발견한 것과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과연 신비로운 힘일까?

책의 앞부분에 독자들이 관심 가질 만한 내용이 나온 뒤로 2장부터는 저자의 주장이 여지없이 힘을 잃어간다. 그리고 처음에 얘기했던 이미 알고 있었던 아니면 이미 있었던 일이라던 것을 이제는 내 마음대로 일으킬 수 없다고 말한다(-75쪽).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보내며 이미 존재하는 미래가 오기 위한 환경을 만들라고 한다. 그리고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계속해서 도전하자'(-83쪽)라고 말한다. 흔히 말하는 '노오력'이나 익숙한 조언들이 등장하며, 결국 기존의 자기 계발서와 다를 바 없는 메시지로 귀결된다. 마지막 4장에서는 그것은 일으키려 애쓰는 게 아니라 그저 좋은 환경을 만들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계속 유지하라 한다. 앞부분의 흥미로운 이야기와 다르게 의식적으로 일으킬 수 없다고 말하고 우리가 원한다고 해서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노력과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책 속에서 중간중간 자신의 어릴 적 일화와 지인들의 신기했던(?) 이야기로 어떻게든 설명하려고 하지만 그럴만한 설득력을 갖추기는 힘들어 보인다. 저자가 말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면 목표나 계획이 없어도 내가 꿈꾸는 미래는 오는 것일까? 그렇다면 결국 '노잉'은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지속적인 경험과 학습에서 비롯된 직관적 통찰력일 뿐인가? 그렇다면 '그것'의 개념 자체가 과연 기존의 자기 계발서에서 말하는 '노력'과 무엇이 다른 것일까?

 

 

무의식과의 관계

책을 읽다 보면 그것은 단순한 직관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쌓인 경험과 사고의 산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하루에 약 5~8만 가지 생각을 한다고 한다. 이 중에서 의식적으로 떠올리는 생각은 단 3~5%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우리의 무의식 속에서 작동한다. 예를 들어, TV 드라마를 보다가 출연 배우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다가도 몇 시간 뒤, 혹은 며칠 뒤 갑자기 떠오르는 경험을 한다. 이는 우리가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무의식이 계속해서 답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노잉'도 이와 비슷한 원리로 설명될 수 있다. 그들이 어릴 때부터 반복적으로 특정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몰입하다 보니, 어느 순간 무의식이 직관적인 확신을 제공하는 것이다.

즉, '노잉'이란 단순한 신비로운 능력이 아니라, 무의식적 사고와 학습이 축적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테이블 위에 놓인 책을 고양이가 살피고 있다.

 

 

결론: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 책은 기존의 자기 계발서와는 다른 관점을 제시하며, 직관적 확신이 성공과 연결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하지만 '노잉'이라는 개념이 결국 기존의 '노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한계를 보인다. 처음에는 신선한 메시지처럼 보였지만, 책이 진행될수록 결국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환경을 조성하며, 꾸준히 도전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자기 계발서의 조언으로 돌아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의미 있는 이유는, 우리가 기존에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목표 설정과 노력'의 개념을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는 점이다. 혹시 우리도 이미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알고 있지만, 그것을 믿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 책은 우리가 내면에서 오는 신호를 더 진지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노잉'이라는 개념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성공은 이미 정해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